본문 바로가기
§재미로 배우는

재미있는 한글 우리말 이야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동냥, 개 발에 편자, 아수라장, 개 밥의 도토리, 개자하다, 눈까비 )

by 오르자 2022. 10. 7.
반응형

재미있는 한글 우리말 이야기 5 커버 이미지

 

 

 

 

재미있는 한글 우리말 유래

 

⊙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동냥, 개 발에 편자, 아수라장, 개 밥의 도토리, 개자하다, 눈 까비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뜻은 무엇일까요?

 

반에서 키가 가장 큰 종국이와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호동이가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말리던 세형이, 키도 작고 몸도 비쩍 마른 세형이의 코피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친구들이 혀를 끌끌 차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런,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졌군!"

 

이처럼 강하고 힘센 사람들의 싸움에 아무 관계가 없는 약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경우,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을 인용합니다. 그렇다면 별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고래와 새우, 그 고래의 싸움에 새우의 등이 터진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바다에서 몸집이나 크기가 크다고 알려진 고래들이 싸운다면 그 영향이 바닷속의 많은 생물들, 아주 작고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새우에게까지 미친다는 것을 말합니다. 곧, 남의 싸움에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지요.

 

이 속담에서 '고래'는 권력과 힘이 있는 사람들을, '새우'는 힘이 없는 약한 이들을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이 속담과 비슷한 것으로는, '두꺼비 싸움에 파리 치인다'가 있습니다.

 

 

 

굼벵이에게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고요?

 

말썽만 일삼고, 공부도 못하는 종국이는 늘 선생님에게 혼이 났습니다. 그런데 학예회 발표를 하던 날, 종국이의 멋진 노래 솜씨를 보신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야, 굼벵이에게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더니 종국이가 노래를 잘하는구나!"

 

이처럼 아무리 못나고 미련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쓸모 있는 재주가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라는 뜻을 나타낼 때 우리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이 속담에서 굼벵이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굼벵이는 매미의 애벌레입니다. 이것은 몸이 매우 짧고 뚱뚱하게 생겨서 볼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징그럽기까지 하답니다. 이러한 굼벵이를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속담은 아무리 하찮고 능력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도 한 가지 씩의 재주는 있으니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려는 것입니다.

 

굼벵이의 생김새로 하여, 우리는 동작이 느리고 굼뜬 사람을 놀림 삼아 '굼벵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 동냥 ' 은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요?

 

삼 형제의 막내인 종국이는 형들의 옷을 물려 입었기에 새 옷을 한 번도 입어보지 못했습니다. 유행하는 옷을 입고 싶었던 종국이는 어머님께 열심히 졸랐지만, 어머님은 조금만 기다리면 형들이 물려줄 것이라며 사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서러움에 겨운 종국이가 말했습니다.

"내가 거지예요? 맨날 형들의 옷을 동냥해서 입게."

 

'동냥'이란 거지나 동냥아치들이 돌아다니며 구걸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일까요?

 

본디 동냥은 '동령(動鈴)'이 변해서 생긴 말입니다. 놋쇠로 만든 작은 종인 '동령'은 불교의 의식 때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님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시주를 받을 때도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스님들이 대개 목탁을 치지만 예전에는 동령을 사용했었습니다.

불교에서 스님들이 시주를 얻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도 '동냥'이라 합니다. 한편, 동냥이 들어가는 속담으로는 '동냥은 안 주고 쪽박만 깬다'가 있습니다. 이 속담은 요구를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방해를 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 개 발에 편자 ' 는 어떤 경우에 쓰는 속담일까요?

 

지각을 한 종국이가 헐레벌떡 교실에 들어서자 친구들이 하나 둘 웃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온 교실이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진 종국이가 재석이에게 이유를 묻자, 배꼽을 쥐고 웃던 재석이가 말했습니다. "야, 네 꼴 좀 봐. 빨간 체육복에 하얀 구두가 뭐냐? 완전히 개발에 편자네!"

 

이처럼 누군가 격에 맞지 않은 차림새를 했을 때 우리는 '개발에 편자'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일까요?

 

'편자'는 말발굽에 대어 붙이는 쇳조각을 일컫는 말입니다. U자 모양으로 생긴 이것은 빨리, 많이 달려야 하는 말의 발굽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말에게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쇳조각이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게도 필요할까요? 물론, 필요 없겠지요. 그런데 필요가 없는 개가 편자를 달고 있으니 그 모습이 얼마나 우습겠습니까? '개발에 편자'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가 있습니다.

 

 

 

' 아수라장 ' 이란 무슨 뜻일까요?

 

가족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종국이네 가족은 깜짝 놀랐습니다. 대문을 비롯한 온갖 문들이 활짝 열려 있고, 옷가지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있으며 커다란 발자국도 여기저기 찍혀 있는 꼴이 꼭 아수라장 같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물건들이 뒤범벅으로 흩어져 있거나 매우 어수선하고 시끄러울 때 '아수라장'이란 표현을 씁니다. 그렇다면 이 말의 뜻은 무엇일까요?

 

본래 '아수라'는 불교에서, 싸움을 일삼는 나쁜 귀신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성질이 매우 난폭하고 욕심도 많아서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이 귀신은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싸움을 붙이고 사람들을 못 살게 군다고 합니다.

 

'아수라장'은 바로 이러한 아수라들이 싸움을 한 장소입니다. 그러니 그 장소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할 수 있겠지요? 아수라, 줄여서 '수라'라고도 하는 이 귀신은 살아생전에 욕심이 많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죽어서 태어난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끔찍한 아수라가 되지 않으려면 마음을 곱게 써야 하겠습니다.

 

 

 

' 개 밥의 도토리 ' 란 어떤 경우에 쓸까요?

 

수업이 끝나면 태권도와 피아노 학원을 가야 하는 종국이로서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오늘도 세형이의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았지만, 엄마의 성난 얼굴이 떠올라 선뜻 따라나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떼를 지어 생일을 축하하러 가는 친구들을 보자 종국이는 왠지 자신의 처지가 개 밥의 도토리 같아서 쓸쓸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처럼 '개 밥의 도토리'란 어딘가에 끼지 못하고 겉돌거나 따돌림을 당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일까요?

 

떡갈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는 가을이 되면 떨어집니다. 이 열매는 때로 사람들이 주워다가 묵을 쑤어 먹기도 하고, 다람쥐와 같은 산짐승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사람들이 발에 차여 여기저기 굴러다니다가 우연히 개의 밥그릇에 들어가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개는 씁쓸한 맛이 도는 도토리를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의 밥그릇에 들어간 도토리는 완전히 찬 밥 신세로, 겉돌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개 밥의 도토리'란 속담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 개자하다 ' 란 말의 뜻이 무엇일까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결혼 50주년인 금혼식을 맞아 종국이네 가족들은 모두 금강산 구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종국이가 배에서 내려 같은 또래의 북한 친구인 영식이를 만났을 때 영식이가 말했습니다.

" 야, 너 무척 개자하게 생겼구나!"

 

그런데 '개자하다'의 뜻을 모르는 종국이는 어리둥절하기만 할 뿐 뭐하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개자하다'란 말은 순수한 우리말로서, 사람의 생김 생김이 깨끗하고 단정하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하는 행동이 변변치 못하고 채신머리가 없을 때에도 '개자하다'는 표현을 함께 씁니다.

 

그런데 이것은 앞서의 뜻을 나타내고자 오히려 정반대로 표현하는 반어적 표현이 그 뜻으로 굳어진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한편, 함경북도 지역에서는 하는 행동이 똑똑하지 못할 때 '개자하다'는 말을 사용합니다.

 

 

 

' 눈까비 ' 란 무슨 말일까요?

 

북한에 도착한 종국이네 가족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일만 이천 봉의 금강산을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렙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까비가 내려서 금강산 정상까지는 올라갈 수 없다고 합니다. 모처럼 기회인데 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진눈까비'라고도 하는 '눈까비'는 눈이 녹아들어서 비와 함께 내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 '눈까비'와 '진눈까비'를 구분하기도 하는데, 눈까비는 녹으면서 내리는 눈을, 진눈까비는 비가 섞이어 내리는 눈을 가리킬 때 사용합니다.

 

50년 동안 단절된 남과 북의 언어 차이와 문화적 틈이 너무 벌어지는 것 같아 몹시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들은 이 '눈까비'를 '진눈깨비'라고 합니다.

 

 

 

 

 

반응형

댓글